2008년 1월 3일

아침에 날이 밝자 모두들 호텔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서는 떠오르는 햇살을 받으며 빛나는 안나푸르나 전체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거대한 안나푸르나는 Annapurna South부터 시작하여 Lamjung 에서 끝난다.

안개 때문에 늦게 떠난 비행기는 활주로가 꽉 찼는지 공항 주위를 네 바퀴 돌고서야 착륙할 수 있었다. 시내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시간 관계로 식당 가는 도중에 공항으로 되돌아왔다. 공항은 청사 안으로 들어가는 것부터 경쟁이 치열하였다. 청사 안으로 들어온 것이 비행기 시간 2시간 반 전이었으나 공항 안으로 들어가서 체크인, 출국심사, 몸수색을 거치니 비행기 시간이 벌써 거의 되어 버렸다. 비행기 탑승권에는 gate 번호도 없었다. 눈치로 적당한 출구를 찾아서 활주로로 나가니 바로 앞에 우리가 탈 비행기가 서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다시 몸수색을 받고 버스를 타고 30미터쯤 가서 버스를 내려서 비행기 트랩을 올랐다. 시계를 보니 출발 시각이 거의 다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점심도 거르도 2시간 이상 줄만 서 있었던 셈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나는 아침을 든든히 먹어 두긴 하였다.

비행기에 오르니 체크인 할 때 없다던 창가 좌석이 바로 앞 자리에 비어 있었다. 화가 났지만 뭐 어차피 돌아가는 길은 올 때와 마찬가지일테니 잠이나 자야겠다 생각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비행기가 이륙하고 보니 올 때와 길이 달랐다. 비행기는 동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왼쪽 창으로 히말라야 연봉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나는 안전벨트 등이 꺼지자마자 선반에 있는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내 들고 비어 있는 바로 앞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다시 GPS를 켜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하였다. 에베레스트, 아니 "사가르마타"로 짐작되는 높은 봉우리를 비롯하여 이름 모를 봉우리들이 파노나라마처럼 지나갔다. 어느 봉우리가 정확하게 사가르마타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발견"했다고 하는가. 저렇게 높이 그냥 서 있는 것을...

네팔지도와 비행기 트랙

이날 찍은 또 다른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