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롯지 마당에 나가보니 에베레스트와 눕체,
그리고 롯체가 막 밝아오는 여명에 빛나고 있었다.
오늘은 숙소를 출발하여 약간 내리막을 걷다가
다리 하나 건너서 산 허리를 구비구비 도는데, 멀리 설산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였다. 에베레스트와 눕체, 로체를 바라보면 계속 걷는다.
오른쪽에는 라마다블람이 계속 우리를 따라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에베레스트는 자꾸 눕체 능선 뒤로 숨어 버린다.
다시 산허리를 구비구비 돌아 점심 장소인 쇼마레에 도착하였다.
전망이 좋고 해가 비치는 식당은 아주 따뜻하였다.
그리 큰 동네는 아닌데, 핸드폰이 연결된다.
점심 식사 후 계속 계곡을 따라 걷다 보니 합수곡이 나온다.
이 곳에서 왼편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에베레스트인데, 우리는
다리 하나 건너서 오른편 경사면을 약간 치고 올라가니
상당히 큰 동네가 하나 나온다.
오늘 숙박할 딩보체이다. 눕체 능선과 로체는 여전한데
에베레스트는 눕체 능선 아래로 완전히
숨어버린다. 이곳은 이미 해발
4300이 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경작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롯지도 상당히 많다.
주로 감자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내일은 고소
적응차 이 곳에서 하루를 더 묶기 때문에
짐정리를 할 필요가 없다. 내려올 때에도 하루는 묶기 때문에
이 곳에서 세 밤을 자는 셈이다. 딩보체는 사림들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마지막 마을이다.
잠시 쉬다가 일몰 시각에 맞추어서 밖으로 나가 보았다.
이직 꽉 차지 않은 보름달이
임자체(Imjache, 6189)
위에 걸려 있고, 롯체, 임자체, 아마다블람이
석양에 물들기 시작하였다.
높이가 낮은 아마다블람이 먼저 붉게 물드는데, 마침
개스가 봉우리를 둘러싸니 더욱 신비스러운 모습이다.
개스는 석양을 받아서 붉게 물들어 있다 사라진다.
아마다블람에 비추던 마지막 햇살이 사라지자 로체가
붉게 물든다.
임자체는 이곳 딩보체에서 동쪽으로 계속되는 계곡에 솟아 있는데
일명 Island Peak 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봉우리이다.
식사 후 다시 밖으로 나가보니 달이 너무 밝아서
별을 볼 수 없었다. 별을 보려면 아마도 내일
새벽에 달이 진 이후나 되어야 할 듯 하다.
이 곳 롯지에는 일층에 화장실이
두 개나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전망이 일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