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을 위한 대학수학 - 제 1 권 일변수함수의 미적분
김성기, 고지흡, 김홍종, 계승혁, 하길찬 저
교우사, 2005, 356+xii쪽
정오표 (2005년 5월)

강의동영상

차례

대학 신입생들이 교양과목 혹은 도구과목으로 수강하는 수학 과목에서 어떤 내용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다. 대학 신입생들에게 수학 관련 과목을 교양과목이나 도구과목으로 부과하는 이유는 수학이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적절한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목적에 자연스럽게 부합되는 미적분이 그 중심 내용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이 책의 목적은 미적분을 중심으로 대학 신입생을 위한 교양과목 혹은 도구과목으로서 수학을 강의할 때 교재로 쓰기 위한 것이다. 사회현상이나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수학이 미적분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미적분 이외에도 몇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미적분은 17 세기 유럽에서 발견되어 현재까지 계속 연구되고 있다. 두 권으로 계획되어 있는 교재의 첫 번째인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한 마디로 요약하여 일변수함수의 미적분인데, 미적분 초창기 시대의 연구 성과들이기 때문에 그 상당 부분은 이미 17 세기 이전에 연구된 것들이다. 이와 같이 오래 전에 연구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미적분은 오늘날에도 새로이 응용되는 살아 있는 연구분야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미적분의 뼈대뿐 아니라 미적분이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데에 적용되는 예를 많이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미적분을 공부하는 동기가 부여되도록 노력하였다. 또한, 현재 공부하는 내용이 언제 연구된 것인지 알아봄으로써 작은 읽을거리가 되도록 하였다. 무엇을 공부하더라도 그 내용을 처음 연구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것은 아무도 밟아보지 못한 길을 처음 밟은 사람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유럽의 16 세기와 17 세기는 마녀사냥이 극성을 부리던 시대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과학이 확립되는 과학 혁명의 시대이기도 하다. 코페르니쿠스에서 갈릴레오, 케플러 등으로 이어지는 선구적인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하였으며, 17 세기 후반에 이루어진 미적분의 발견은 이러한 과학혁명이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였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적분의 발견으로 말미암아 과학과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으며, 인류는 그 이전에 경험하지 못하였던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따라서 당장 자신의 전공에 미적분이 쓰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적분의 기본을 아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미분은 변화하는 양을 살펴보는 도구이다. 따라서 물체의 운동을 연구하는 물리학과 천문학의 도구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후의 변화, 인구의 증감, 전염병의 전파, 각종 상품 가격의 변화, 주식가격의 등락 등 여러 가지 변화하는 양에 대하여 살펴 보고 앞날을 예측하는 데에 아직까지 미분법보다 더 좋은 도구는 없다. 한편, 적분법은 넓이와 부피 등을 알아 내는 도구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미 고대 희랍 시대에 상당한 수준의 적분이 연구되고 있었으나, 미분의 경우 근대에 이르러서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미분과 적분이 서로 역관계에 있다는 것을 발견한 사람이 바로 뉴턴과 라이프니츠였다. 이러한 발견은 그 이후 자연과 우리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는 도구가 되어, 여러 분야의 과학기술뿐 아니라 사회과학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제 2005 년 3 월 이후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고등학교에서 제 7 차 교육과정으로 공부한 학생들이다. 그 동안 여러 차례 크고 작은 고등학교 교육 과정 개편이 있었지만 수학의 경우 지난 삼십여년 이래 이번의 7 차 교육과정처럼 대폭적인 개편은 없었다. 제 7 차 교육과정의 핵심은 인문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미적분을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에서 사회과학이나 경영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미적분을 피할 수 없는데, 이는 결국 예전에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던 내용을 대학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고등학교 2 학년 이후의 수학 과목은 『수학 I』, 『수학 II』, 『미분과 적분』등 학습 단계별로 세분되어 있으며, 학생들은 이를 선택적으로 수강할 수 있다. [각주 1] 이 책의 목적은 이렇게 학습 단계별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수학을 강의할 때 필요한 교재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목적으로 두 권을 계획하였는데, 이 책은 이 계획의 첫 번째 책이다. 이 계획의 골자는 크게 보아서 다음

과 같이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처음 세 부분을 다루고 있다.

첫 부분인 다항함수의 미적분은 이 책의 제 1 장, 제 2 장, 제 3 장에 해당하는데, 크게 보아서 고등학교 『수학 II』의 미적분 부분과 겹친다. 물론, 연속함수의 중간값정리와 미분가능한 함수들의 평균값정리, 음함수 미분법, 함수의 볼록과 이계도함수 등 『미분과 적분』에 나오는 내용이 약간 포함되어 있지만, 고등학교에서 『수학 II』를 충실히 공부한 학생이라면 쉽게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응용 부분에서는 고등학교에서 다루는 그래프 그리기, 최대최소 구하기 외에도 미분과 적분이 경제학과 경영학에서 어떻게 응용되는지 알아 보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수학 I』까지 공부한 학생들은 처음부터 이 책으로 찬찬히 공부하면, 큰 무리없이 미적분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적분을 배울 때에 대개 부정적분을 먼저 공부하고 정적분을 배우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적분이 처음부터 미분의 역이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정적분을 먼저 공부하고, 그 정적분의 값을 구하기 위한 도구로서 미적분의 기본정리를 공부하는데, 이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는 물론 『수학 II』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두 번째 부분인 초월함수의 미적분은 고등학교 『미분과 적분』의 내용과 상당 부분 겹친다. 제 4 장에서는 삼각함수의 미적분을 공부하는데, 4.1 절과 4.2 절의 내용은 『미분과 적분』에 있는 내용과 거의 겹친다. 그렇지만 4.3 절에서 공부하는 역삼각함수와 그 미분법은 고등학교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이다. 제 6 차 교육과정에서 다루던 복소수의 극형식과 드 무와브르 정리 등이 제 7 차 교육과정에서 제외되었다. 제 6 차 교육과정의 『수학 II』를 착실히 공부한 학생에게는 4.4 절에서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겠지만, 제 7 차 교육과정으로 공부한 학생이라면 『미분과 적분』까지 공부한 학생에게도 처음 접하는 내용이다.

두 번째 부분의 핵심은 5 장에서 공부하는 로그함수와 지수함수이다. 로그함수와 지수함수의 미분과 적분은 이미 『미분과 적분』에 나오지만 이 책에서는 그 접근방법이 조금 다르다. 여기에서는 먼저 로그함수를 정의하는데 처음부터 분수함수 y=1/x 의 원시함수로 정의한다. 이로부터 로그함수의 성질이 나오고, 그 역함수를 지수함수라고 정의하면 역시 지수함수의 미분과 성질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을 뿐 아니라 역사적인 발전 순서와도 일치한다. 이미 『미분과 적분』을 공부한 학생은 5.1 절과 5.2 절을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미분방정식을 다룬 점인데, 많은 미분방정식의 해가 지수함수로 표현되므로 자연스럽게 제 5 장에 넣었다. 여기에서는 변수분리 미분방정식과 간단한 선형미분방정식을 다루었는데, 주로 사회과학 분야에서 그 응용을 살펴 보았다.

이제 두 번째 부분의 마지막인 제 6 장에서는 초월함수들의 적분법을 다루었다. 그 핵심적인 도구가 치환적분과 부분적분인데, 이는 『미분과 적분』에서 공부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이미 『미분과 적분』을 공부한 학생이라면 6.1 절은 생략해도 무리가 없다. 다만, 6.2 절에서 분수함수의 부정적분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부분은 한번 숙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끝으로 6.3 절의 내용도 『미분과 적분』에서 다루는 것과 겹치는 부분이 많지만 극형식으로 표현되는 함수의 적분은 고등학교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이다.

세 번째 부분인 테일러 전개와 멱급수는 고등학교에서 다루지 않는 새로운 부분이다. 이미 두 번째 부분에서 공부한 삼각함수나 로그 및 지수함수들의 정확한 값은 가감승제만으로 나타낼 수 없으므로 그 근사값을 구해야 하는데, 이러한 근사값을 계산하는 것은 수학의 역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이러한 함수값들을 가감승제에 의한 값들의 극한으로 표시하는 것이 바로 테일러전개의 큰 목적 가운데 하나이다. 이를 이용하면 원주율이나 자연로그의 밑, 그리고 제곱근과 같은 무리수의 값을 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실제, 원주율의 계산에 관한 역사를 보면 미적분의 발견으로 인하여 얼마나 효율적인 계산이 가능하게 되었는지 실감하게 된다. 이와 같이 극한을 이용하는 방법은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던 새로운 함수를 정의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이는데 제 8 장에서 공부하는 멱급수는 그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 책은 그 내용을 책과 같은 순서대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미 고등학교에서 배운 부분은 건너 뛸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두 권에 걸쳐서 실려 있는 여섯 부분을 모두 다 순서대로 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서 일차식과 이차식을 다루는 부분은 결국 벡터와 행렬을 공부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미적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중학교에서 일차함수와 이차함수를 배운 후에 이를 바탕으로 미분을 공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변수함수를 공부하는 데에도 일차식과 이차식을 먼저 공부할 필요가 있다. 다섯 번째 부분인 다변수함수의 미적분을 공부하려면 당연히 일변수의 미적분과 다변수 일차함수 및 이차함수에 대하여 알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 부분을 공부하는 데에 기본적으로 첫째 부분과 넷째 부분을 먼저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 부분에서는 미적분과 관련은 없지만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데에 수학이 어떻게 쓰이는지 몇 가지 주제별로 알아보는데, 이 부분은 다른 부분과 독립적인 내용이다.

미적분을 공부할 때 그 이론적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그 계산에 숙달할 필요가 있다. 미적분이 여러 분야에 폭넓게 쓰이는 것도, 서로 다른 현상을 설명하는 데에 같은 방식의 기계적인 계산을 사용한다는 점이 큰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계적인 계산 능력을 키우는 것이 미적분 공부의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대학 입학에서 서술형 수학 필기 시험이 금지된 이래[각주 2] 학생들의 계산 능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 책에서는 상당량의 계산 문제를 부과함으로써 학생들의 계산능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였다. 미적분의 계산 그 자체는 기계적이므로 말 그대로 컴퓨터가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의 계산 능력을 스스로 갖추고 기계를 사용하는 것과 스스로의 계산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기계를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

이 책에서는 본문에 나오는 주요 공식이나 정리를 네모 칸으로 둘러쌈으로써 눈에 잘 띄도록 하였다. 또한, 예제와 연습문제를 본문 사이사이에 넣었는데 이러한 문제들은 기본적인 것들이므로 모두 풀면서 책을 읽어야 한다. 각 장이 끝나면 별도의 연습문제를 모아 두었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우선 원고의 상당 부분을 TeX 파일로 옮겨 준 박채언 씨와 연습문제 풀이의 초고를 마련해 준 최현석 군께 감사드린다. 이 책을 쓰는 동안 저자들의 여러 가지 자문에 흔쾌히 응해 준 주위 동료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안국신 교수는 이 책에서 경제학에 관련된 부분을 읽고 의견을 주심으로써 보다 알찬 내용이 되도록 도와 주셨다. 한편, 서울대학교 수학과 이우영 교수는 역사에 관한 부분을 읽어 주심으로써 그 내용이 더욱 충실해질 수 있었는데, 이 두 분께 감사드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상 오류가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저자들의 책임이다. 끝으로, 이 책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서 수학연구소를 통하여 지원한 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집필되었음을 밝힌다.

2004 년 12 월


[각주 1]
이 외에도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등이 있으나 많은 내용이 『수학 I』과 겹치는 등 학습 단계별 구분이 아니므로, 여기에서는 논외로 한다.


[각주 2]
수학에서 서술형 필기 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그 나라의 유수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나라는 아마도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할 것이다. 학생 선발을 위한 대학별 필기시험이 없는 미국에서도 유수 대학 입학에 필요한 AP 수학 시험에서는 일정 부분 서술형으로 시험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