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호] 기관탐방 (대한수학회 회장 서동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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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기관탐방 (대한수학회 회장 서동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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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기관탐방에서는 한국 수학의 전반적인 부분을 관장하는 대한수학회의 회장을 맡고 계신 카이스트의 서동엽 교수님을 만나 앞으로 예정된 2014 ICM과 같은 여러 가지 행사들과 앞으로 한국 수학이 나아가야 할 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서동엽-1.jpg align=left src=안녕하세요, 교수님. 늦었지만 대한수학회 회장직에 취임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73학번으로 서울대 문리대 수학과에 입학했고, 1977년에 자연대 수학과로 졸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을 1년 반 동안 서울대학교에서 다니다가, 미국의 럿거스대학교에서 84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일 년 후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카이스트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전임 회장이신 김도한 교수님을 이어 대한수학회장직을 맡게 되셨나요?

  특별한 계기라고 하기보다는 주변의 여러 사람들의 권유를 많이 받았어요. 사실 저는 남들 앞에 나서서 일하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저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과 제 평생에 제가 속해 있는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를 2년 정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제 나이를 고려해도 이번 회장 임기 동안이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대한수학회가 운영되고 있는 방식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대한수학회는 공식적으로 3,000명 정도의 회원이 가입해있고 실질적으로 1,500명 정도의 인원이 활동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대학의 수학전공 교수님들 대부분이 대한수학회 회원입니다. 박사과정이나 석사과정의 학생회원도 있고 박사 후 과정이나 일부 수학교사들도 가입되어있죠. 명실공히 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수학 관련 학술단체입니다. 물론 수학과 관련한 여러 단체가 있지만 그 단체들은 특수한 목적이 있는 단체이고, 수학연구와 관련하여 가장 핵심이 되는 단체가 바로 대한수학회이지요. 몇몇 학생들이 NIMSKIAS와의 차이를 궁금해하는데, 이 두 기관은 정부에 의해 운영되는 기관이에요. 대한수학회는 순수한 민간단체이라서 회원의 힘으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왕 여러 단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 더 설명해 드리자면, 5·6년 전쯤 우리나라의 기초과학 발전과 지원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기초과학협의체(이하 기과협)라는 단체를 만들었어요.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그리고 지구과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핵심 학회들이 그곳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년에는 제가 대한수학회 회장 외에도 기과협 회장도 겸임했습니다. 이 외에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라는 단체가 있는데, 대한수학회가 과총의 상임이사 학회로 되어있을 만큼 수학의 비중이 높습니다. 대한수학회 사무실이 이 과총 건물에 속해있죠.



2014 ICM(
국제수학자대회)2012 ICME(국제수학교육대회) 등 여러 중요 행사가 예정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예정된 중대한 행사를 소개해 주시겠어요?

  ICM을 위한 ICM 조직위원회가 있어요. 그 조직위원회가 ICM을 원활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한수학회는 ICM의 주체로써 조직위원회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형식적으로 ICM 조직위원회는 독립기관이지만 큰 틀로 보면 대한수학회 소속이므로 조직위원회가 당면할 여러 가지 어려움에 대하여 외부적으로 보호막을 쳐줘야 해요. ICME 또한 굉장히 큰 행사이고 ICM과도 연계되어 있어요. ICME는 한국수학교육학회 분들이 주로 일을 하시는데, ICME를 관장하는 한국수학교육학회는 얼마 전까지 법인단체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정부의 예산을 받기 위해서는 대한수학회의 도움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우리 대한수학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죠.

  수학 관련 학술단체들의 모임인 수학관련학술단체총연합회(수총)란 단체가 있는데, 이 수총에 소속된 수학 관련 학회는 10개가 넘습니다. 수총의 회장직도 제가 작년과 올해 겸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대한수학회장, 수총 그리고 기과협 이렇게 세 개 단체의 장을 겸임해서 정신없었어요. 올해는 기과협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 두 개 단체의 회장직을 병행 중이죠. 대한수학회는 수총의 맏형 급인 학회입니다. 수총과 대한수학회가 ICME를 돕고 있죠. , 물론 ICMEICM처럼 조직위원회가 있어요. ICME는 올해 7월 개최를 합니다. ICME는 수학교육학회가 행사를 주도하지만 대한수학회의 많은 회원들이 이 행사에 관심이 많아요.

  이 두 행사 말고도 2013년엔 아시아 수학 콘퍼런스인 AMC(Asia Mathematics Conference)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AMC는 대한수학회, 중국수학회, 일본수학회, 그리고 동남아수학회(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의 수학회가 가입되어 있음)의 수학자들이 연합을 해서 수학 학술회의를 하자는 취지에서 개최되는 행사입니다. 우리에게는 ACM2014ICM을 대비하기 위한 예행연습이라는 특별한 목적이 있어요. 그 외의 기대효과는 AMU(Asia Mathematics Union)를 만드는 것입니다. 아시아의 수학연합과 같은 국제적인 단체를 만드는 것에 대하여 아시아 국가들의 관심이 많은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언론에서도 대한수학회가 발 빠르게 국제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대하여 놀라기도 하죠. 또 일본수학회와 대한수학회 간의 정기적인 학술교류를 2년마다 상호 방문과 학자교류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데, 20129월에는 일본 규슈에서 한일 공동 수학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취임 전 내거신 공약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들인지 말씀해주십시오
.

  다섯 가지 정도의 공약을 내걸었는데, 종합적으로 이야기하면 한국 수학의 국제화를 하겠다는 것과 국내 수학자들의 위상 강화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수학의 국제화는 결국 수학연구의 질적 향상을 추구한다는 뜻입니다. ICM이 한국 수학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단순히 개최만 해놓고 실질적인 소득이 없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수학과 같은 자연과학은 뛰어난 몇 사람의 학자들이 이끌 수 있는 점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양적 발전도 중요하지만, 연구의 질적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국내 수학자들의 위상 강화는 수학계를 위한 저변을 잘 갖추어야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 저변이란 수학자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의 창출, 학문 연구 분위기 향상 등이지요. 그리고 수학자들이 다른 학문에 비해 차별대우를 당하지 않도록 좋은 연구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또 좋은 연구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한국 수학의 균형발전입니다.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들에만 좋은 교수와 학생이 집중되는 현상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많은 훌륭한 수학자와 학생들이 지역과 관계없이 여러 학교에 퍼져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점이 실현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서울이나 수도권만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과 관계없이 뛰어난 수학자들이 얼마든지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환경 개선이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위에서 소개해 주신
ICM이나 ICME 외에 취임 기간에 꼭 성사시키고 싶으신 일이 있으신가요?

서동엽-2.jpg align=right src=  하고 싶은 행사는 아주 많아요. 작년 기초과학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기초과학에 관한 투자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했어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학비즈니스 벨트에 기초과학과 관련된 50개 정도 되는 연구단을 세우고 연구단마다 50여 명의 인력을 배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는 세계적으로도 큰 편이죠. 재작년까지만 해도 수학자들은 이 과학비즈니스 벨트에 관심이 적었어요. 제가 기과협 회장과 대한수학회 회장을 겸임한 것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한수학회장이 기과협 회장 자격으로 과학벨트의 가장 중요한 논의를 하는 자리에 나갔다는 자체가 수학으로써는 큰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수학이 기초과학의 중요한 연구 분야이기 때문에 연구단 선정에서 당연히 지정받아야 하는 학문분야로 인정받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희망하기로 궁극적으로 5~6개 정도의 수학 연구단이 기초과학연구원에 지정되었으면 합니다. 그리 되면 250명 정도의 우수한 젊은 수학자를 위한 일자리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ICM이 단순한 행사로만 끝나면 안 됩니다. 수학의 질적 향상을 위해 꾸준히 실력을 올리려면 수학연구자가 많아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일자리가 있어야 하죠. 그러므로 앞으로 기초과학연구원에서 수학분야 연구단이 많이 지정될 수 있도록 수학계가 많은 노력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서울 ICM 개최가 확정되었을 때에, 외국 언론들은 한국 수학의 발전은 정말 이례적이다.”라고 표현했는데요, 우리나라 수학이 발전했다는 것을 실감하시는지요? 그리고 어떠한 원동력으로부터 이러한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시나요